번외편) 갑작스러운 무릎연골파열과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하다
대구에 도착한 날 포스트 조립이 모두
완료되어서 다들 일찍 퇴근을 한 상태였다.
그래서 회식을 하기로 했나보다.
K형과 나는 지원을 온 상태라 그 쪽 팀원이
아니였지만 이번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이고 일도 열심히 한다고 회식에 같이
참여하는게 어떻냐고 팀장이 물어봤다.
K형과 나는 좀 불편했지만 드레스룸 시공이
끝날때 까지 같이 일을 할 사이라서
회식에 참여했다.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업무가 분담되어 있는
큰 팀이였었다.
다 같이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다들 술을 좀 거하게 마셨다.
양중팀은 힘을 써야 하는 일을 해서인지
덩치 좋은 외국인들이 많이 있었다.
적당히 먹고 빠지려던 계획과는 달리
K형과 나는 폭식을 하며 술을 마셨는데
한 외국인 직원이 버려진 축구공을 주웠다
축구를 좋아하는지 상태가 안 좋은
축구공으로 재롱을 계속 부렸다.
그걸 보던 한 어린 동생이 외국인 친구와
드리블을 하면서 놀았었다.
그러다 한 명 두명 모여들더니 넓은
공터에서 골대도 없이 풋살이 시작되었다.
술도 좀 마셨겠다 흥이 좀 오른 나도
거기에 끼어들었고 처음엔 살살 했는데
다들 점점 진지해졌고 내기도 시작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굉장히 치열해졌다.
공이 한 쪽 구석으로 굴러가고 있을 때
달리기 만큼은 자신있던 내가 뛰어갔다
반대편에서 외국인 친구도 뛰어왔는데
속도가 꽤 빨랐었고 공은 내가 먼저 잡았지만
빠르게 달려오던 외국인 친구가 속도를
멈추지 못 해서 나를 피하려고 점프를 했다.
하지만 덩치도 있고 술도 마셔서 그런지
점프를 높게 못 뛰었고 점프하면서 속도가
더 붙은 상태로 내 무릎을 쳐버렸다.
공을 차려고 나도 다리를 뻗은 상태였는데
부딪히고 나서 별로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상태를 체크하려고 다리를 쭉 뻗는데
무릎이 너무 아팠다 다리를 구부리고 있을 땐
괜찮았지만 걸으려고 하거나 다리를 펴면
송곳으로 무릎을 쑤시는 기분이였다.
다들 괜찮냐고 물으면서도 내가 무릎을
구부리고 있을 땐 멀정해 보여서 그런지 별로
심각한게 아닌 줄 알았나보다.
빨리 들어가서 좀 쉬고 다음날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 받으라는 말에 K형과 숙소로
돌아갔다.
(일요일 저녘이라 병원도 연곳이 없었다)
다음날 일어나서 병원을 가봤는데 가장
가까운 곳이 의원급 병원이였다.
엑스레이를 찍고서 별 이상이 없다며
물리치료 받고 가래서 단순한 타박상인줄
알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서 혼자 쉬다가 담배를
피우려고 일어났는데 라이터를 떨어트렸고
라이터를 주우려는데 허리에서 뿌드득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뼈가 부숴지는 느낌이 났다.
순간적으로 머리에 수 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상태로 멈춰 있다가 허리를 피려고 했는데
살짝만 움직여도 무릎의 10배 이상의 고통이
허리에 느껴졌다.
그렇게 한 10분 쯤 지난거 같은데 여전히
허리를 피지 못하고 구부정하게 있었고
앉아보려고 해봤는데도 아팠다.
그렇게 30분 정도 있었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들어오셨고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내가 있어서 놀라셨다.
청소하러 들어왔다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께
핸드폰을 주워달라고 부탁드리고
핸드폰으로 형에게 연락했지만 현장에 있어서
그런지 연결이 안되서 문자를 남겼다.
그렇게 좀 더 지나니까 통증에 익숙해진건지
이 악물고 조금 움직이고 아파하기를
반복하면서 침대에 간신히 누웠다.
누워서 가만히 있으니까 조금 멀쩡했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지옥이었다.
주식을 확인하러 나왔던 형이 문자를 보고
급하게 돌아왔다.
형은 병원에 가보자고 말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고 119를 불러준다길래 일단은
누워서 좀 지켜보겠다고 했다.
형은 다시 현장으로 가면서 자주 확인 할 테니
부탁할 거 있으면 문자를 보내라고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가만히 누워서
왜 자꾸 안 좋은 일이 터지는지 생각하다가
담배가 너무 피우고 싶어져서 몸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상태를 체크했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와 팔 다리 허리
중에 어디에 힘을 주고 움직여야 덜 아픈지
실험을 했었고 어디로 움직여도 아프긴
했지만 이 악물고 움직여서 바닥에 놓인
담배와 종이컵을 손에 넣었다.
일단은 담배가 너무 피우고 싶어서
그 상태로 담배를 피웠는데 어떻게
다시 누울지가 막막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그냥 팍 누웠고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맛 본 뒤로 가만히
누워서 핸드폰으로 내 상태를 알아봤다.
추간판탈출증의 증세와 겹쳤다.
나는 허리디스크라는게 불치병이고
한 번 허리디스크가 생기면 인생 종치는
그런 급의 질병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기분이 굉장히 우울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이 가라앉았고
삐끗한거의 몇 배 정도 통증만 있었다.
형이 도착해서 괜찮냐고 물을 땐
너무 걱정할까봐 장난식으로 조금 아프다고
말했었는데 팀장에게는 얘기 해뒀으니
다음날 큰 병원에 꼭 가보라고 했다.
다음날 일어나니 전 날보단 괜찮았다
꽤 힘들긴 해도 조심스레 걸을 수 있었다.
이 때 택시를 타고 대구의 큰 병원을 갔어야
했는데 일도 그만두고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빨리 정리하고 고향에 있는 병원으로
가고싶은 마음이 커졌다.
형이 말리기도 하고 진짜 운전 할 수 있냐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차에 짐을 실어줬다
문열고 운전대에 앉는 대 5분 넘게 걸렸다
그래도 막상 앉으니 운전은 할 만 했다.
그렇게 2시간 반을 운전해서 집에 도착했고
어머니와 함께 아는 병원으로 갔다.
CT를 찍어봤는데 큰 이상이 안보인다며
입원하고 MRI를 찍어보자고 했다.
입원을 했고 MRI를 찍었는데 예상대로
허리디스크였다.
갑자기 허리디스크가 생긴게 아니라
몇 년 전에 공인중개사 공부한다고 운동도
안하고 앉아만 있었고 공인중개사 일을
할 때도 앉아있거나 운전을 많이 했었는데
디스크쪽에 조금씩 스크레치가 나다가
포스트조립한다고 허리를 구부린 채로
무리하게 일을 하면서 디스크가 돌출된 것
같다고 설명해주셨다.
다행히 디스크가 터지진 않았고 나이도
어리니까 수술은 미루자고 하셨다.
막상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으니까 기분이
다시 울적해졌는데 안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었다.
무릎도 단순 타박상이 아니라 반달연골판이
찢어져서 1년 정도는 걷지 말라고 하셨다.
병실로 이동해서 가만히 누워있는데
공인중개사 일을 그만두면서 부터 안 좋은
일들만 이어졌고 이젠 건강마저 안 좋아
졌다는 생각에 너무 막막해졌다.
그렇게 병원에서 우울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이번 편은 제가 몇 년 전에 다친 내용이라서
제목에 번외편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