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편) 태국여자친구의 고마운 병간호??
P와 같이 병원에서 자고 늦게 일어났다.
눈을 떠보니 청소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을
비워주고 계셨다.
옆을 보니 P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병원체질인가??
전 날 자기전에 내가 혼자였는데 아침에
젊은 여자와 같이 자고 있어서 다들 아침에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한 번 와봐서 어떻게 오는지도 알았고
병원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알았는지
P는 이 날 이후로 거의 매일 찾아왔다.
P에게 오지 말라고 해야했지만 답답하고
지루한 병원생활이 속에서 P가 오는게
너무 반가웠었다.
가끔은 일이 끝나고 피곤한데도 와서
같이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했다.
또 비가 엄청 오는 날에도 오려고 택시를
기다리면서 영상통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이런 날은 굳이 힘들게 왜 오냐며
말렸지만 P는 말을 듣질 않았다.)
딱히 다시 사귀자고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냥 P가 나를 보러 찾아왔었고 나도 굳이
말리지 않고 만났다.
내가 있던 병실 사람들과 가족들은 처음에
P가 한국여자인줄 알았으나 우리가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어느 나라 사람
이냐고 물어봤었다.
나 혼자 있을 땐 다들 커튼을 치고 각자
지냈는데 P가 오면 커튼을 반절만 쳤다
P를 많이 예뻐해 주시면서 어머님들이
먹을 것도 많이 나눠주셨다.
병원에 있다 보니 활동량이 줄어서인지
잠을 많이 자서 그런건지 입맛이 없거나
배가고프지 않아서 식사량이 줄었는데
가끔은 내 밥을 P에게 주거나 같이 먹었다
다른 환자분들도 식사를 거를 때가 많아서
P와 같이 밥을 먹을 땐 밥을 먹지 않을
거라면서 주시기도 하셨다.
(실제로 뚜껑도 안 열고 식판 째
반납하는 환자분들이 많았다.)
P는 가끔 쉬는 날에 올 때는 내가 물리치료
받으러 가있을 때 내 침대에서 자기도 했다.
마법의 꿀 침대였다.
P와 나는 1층 카페에서 커피를 자주 마셨고
가끔은 면회실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지루하고 할 일 없던 병원에서 P는 또
나의 탈출구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고
우울하게 지내던 나에게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였다.
그렇게 P의 문제점들을 조금씩 신경쓰지
않게 되었고 P에게 정을 많이 준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P를 당장은 만나고
싶었고 우리는 다시 사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