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편) 라인앱을 통해 바라 본 태국여자친구의 과거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일, 연애, 공부, 게임, 취미
뭐가 되었든 금방 쉽게 질리는 성격이다.
잘 다니던 회사도 퇴사하면서까지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서 새롭게 시작한 공인중개사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
다른 직업이였고 매일 수십통의 전화와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부동산들과의
경쟁도 치열한 직업이였다
나의 마지막 직업이 될거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던
이 일도 어느정도 경험을 쌓고 나니
질리기 시작했고 다른 걸 하고싶었다.
즐겨보던 드라마나 만화의 완결을 본 기분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태국 여자친구 p를
만나게되었고 예전 나의 여자친구들을 만날때
처럼 얼떨결에 사귀게 된거라 큰 애정은
없었고 가볍게 만나고 있을 때였다.
집에서 블로그 관리를 마치고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p와 라인친구를
맺은게 생각났고 라인을 들어가봤다.
한국은 연락처가 중요한데 동남아권 나라는
라인이 연락처보다 자주쓰고 중요한게 맞는듯
p의 라인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용했나보다.
나는 군 전역 후 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했는데
태국에서는 언제부터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었는지와 p가 언제부터 라인을 썼는지
갑자기 궁금해졌고 가장 오래전 게시물까지
내려가 봤다.
엄청나게 많은 사진들과 게시글이 있었다.
거의 8년 정도 전에 첫 게시글이 보였다.
빠르게 내려오다보니 자세히는 못 봤지만
가끔 눈에 띄는 사진들이 보였다.
태국어는 당연히 몰랐기에 막 넘겼었다.
첫 글에 도착했을 때 이렇게 오래 전 부터라면
태국 현지의 문화들을 접해볼 수 있고
p의 과거의 모습들도 궁금해졌다.
그래서 첫 글 부터 하나씩 번역하면서 봤는데
굉장히 의외의 내용들이였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헤어지셨고
어머님과 언니, 남동생과 살았던거 같다
한국 나이로 고등학생 쯤 부터는
일과 학업을 병행한 것 같았다
그리고 성인이되기 전에 결혼을 했고 아이를
출산할 때 쯤 남편이 바람나서 도망갔다.
그 이후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일과 학업을
했는데 몸도 안 좋았는지 병원에 입원을
자주 했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이 당시 나는 태국을 잘 몰랐고 나에게
태국은 가난한 동남아의 이미지가 컸다.
나는 그녀에게 안타까움과 측은함이 느껴졌고
드라마 속 비운의 여주인공처럼 느껴졌다.
위로 올라올 수록 그녀의 사진 속 모습은
점점 밝아졌고 아이와 있는 사진이 많았다.
어느 년도에는 아이와 어떤 남성 그리고 p
셋이서 찍은 사진들이 듬성 듬성 있었다.
아마 저 사람이 남편인 모양이다.
(외모로만 보면 잘생긴 편인데 나이가있어
보였고 p와는 나이차이가 있는 듯 보였다)
어린 시절의 그녀의 모습은 포동하고
굉장히 개구쟁이 모습이였고
학창시절 그녀의 모습도 비슷했다.
이 당시 사진을 보면서 예전에 형들이
세이클럽 같은 걸 할 때나
나의 싸이월드 시절 감성이 떠올랐다.
올라가다보니 p는 다이어트를 했던건지
아팠던건지 아니면 성인이 되면서 젖살이 빠진건지
어느 시점부터 많이 날씬했었다.
눈으론 게시물들을 보고 있었지만 머리속에는
p가 안쓰럽고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상상이 나도 모르게 계속 펼쳐졌다.
관광국가답게 관광지가 근처에도 많은지
아니면 8년 정도의 기간이 길어서인지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여행을 갔던
모습들도 종종 있었다.
저런 곳들은 따로 여행을 갔던 건지
아니면 집근처에도 저런 장소들이 흔하게
있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p와 만나면서 p에 대해 자주느낀점은
키도 작고 체구도 작았지만
당찬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다.
그리고 어릴 때 부터 많은 일이 있어서인지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처럼 웬만한 일에는
아무렇지 않게 해결책을 찾았고 좌절하는
모습보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말을 자주했다.
그리고
자신의 약한 모습과 힘든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했고 허세를 부리는 건 아니지만
남들에게 잘 살고 있는 모습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했다.
p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했던거 같다
p는 꽤 이른 나이에 카페나 식당에서 일을
시작했고 어느 순간 부터는 아이를 가족에게
맡기고 일을 했던거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수입을 가족에게 보낸거 같다
이런 환경이여서 사치를 부리지 않고
남에게 베풀거나 먹을거에는 아낌없는
사람이 된 거 같다.
p의 라인 게시물들을 보다 보니
일을 시작한 뒤로는 다시 살이 찐건지
일하면서 혹은 운동을 하면서 근육이
붙은건지 다시 통통해진 사진들로 바뀌었다.
p의 게시물들을 보면서 한국의 2000년대
초반의 스타일과 감성을 많이 느꼈고
태국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며
아직 한국의 2000년대 초반이나 90년대의
모습들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다.
음.. 모든게 완벽한 사람도 없고
또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 숨기는 것도
많이 있으며 좋은 점만 있을 순 없다.
p와 헤어질 때 쯤에는 p에 대해서 더욱
많은 것을 알고 난 후였고 p의 잘못된 점이나
나쁜 점들도 알게되었다.
지금이야 이미 끝난 사이라 의미가 없지만
p에게 배신감이나 원망스러움을
느끼는 부분도 있고 고마운 부분도 있다.
p와 만나던 당시에는 p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이 많았고 p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여긴
것들이 많았기에 그 당시에 이 글들을 썼다면
대부분 좋은 내용들로만 채워졌을거다.
하지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은
p와의 마지막까지 모두 경험을 한 이후이고
그때 당시엔 몰랐었던 점들도 많이 알고있기에
좋은 내용들만 골라서 쓰기가 힘들다.
처음엔 글을 쓸 때 p와의 좋았던 기억들만
적으려고 생각했지만 안 좋았던
내용들도 어느정도는 작성하기로했다.
지금 시점에선 글을 쓰다보면 안 좋은
내용들도 적게되기도 하고
오지랖 넓은 생각이지만 태국 또는 다른 국가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됬거나
결혼을 앞둔 사람들 혹은 결혼을 한 사람들 중
안 좋은 상황이나 결말을 맞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그런 분들에게는 나의 경험들이
작은 도움이 되거나 정보가 될 수도 있기에
부정적인 내용들도 어느정도는 작성하려한다.
물론 외국인과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거나
결혼해서 잘 사는 사람들도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만났다가 나중에
상대방의 부정적인 모습들이나 숨겨진 모습을
알게되었을때 힘들어도 포용하는 사람도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른채 상대방을 많이 믿고
나중에가서 숨겨진 모습들을 마주했을 때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태국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는 사람이나
이미 맺고는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의 글들이 태국사람들의 현실적인 모습에
대한 정보나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