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8. 00:49 Thai/한국에서의 태국경험
11편) 태국에서 여행 온 누나와 같이 술 마신 날
주차장에서 T에게 선물을 받고 헤어진 이후
나는 매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공인중개사로 일하던 시기였는데
이사 시즌과 상가손님이 겹치면서
매일이 바빴고 이 시기에 벌이가 좋았었다.
이 때는 정말 밤 낮으로 미친듯이
일했었던거 같다.
내가 있던 사무소에서 공인중개사 일은
굉장히 프리한 장점이 있었지만
기본급이 없었고 중개계약을 하는 만큼
돈을 버는 구조였기에 매일 바쁘게 일했었다
0편에서 미리 말했듯이 나는 뭘 하든
금방 질리는 성격이였는데 공인중개사도
어느덧 실증이 나기 시작하던 시점이였다
매일 바쁘게 일하고 그에 따른 수입도
상당했기에 열심히 버티고는 있었지만
새로운 무언가가 하고싶었던것 같았다.
회사에서 이직을하거나
휴직을 하다가 다시 취업을 하는 것과 달리
공인중개사일의 특성상 이직이 쉬웠고
일을 그만두었다가도 다시 일을 할 수 있었고
실무도 꽤 많은 것을 소화할 정도가 되어서인지
마음 한편으로 왠지 모를 나태함이
스멀스멀 퍼지기 시작했었다.
매일 비슷한 패턴의 일상이 지루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대하는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퇴근 후에는 공허함만이 밀려왔기에
이 당시 나는 거의 매일을 술을 마셨었다.
혼술을 할 때가 많았었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나 어쩌다보니 잠시
썸을 탔던 누나들과 마실 때도 있었다.
동네에서는 종종 S, A, M, P라는 태국친구들과
술을 마셨었다.
이 당시에 나는 시나몬생맥주를 좋아했다
그래서 번화가 쪽에서 미팅을 마치고
퇴근하는 날은 항상 세계맥주집에 들려서
혼술을 하고 귀가했었다.
이 날도 사무실 계약건으로 고객과 함께
현장에 와서 매물을 보여드렸고
근처 카페에서 계약에 대한 간단한 설명하고
가계약을 진행하였고 계약 날짜를 잡은 후
퇴근하면서 늘 가던 세계맥주집에 갔다.
평일에도 한 두 테이블씩은 손님이 있었는데
이 날은 손님이 나 뿐이였다.
핸드폰으로 블로그와 매물장등을 보면서
맥주를 홀짝거리고 있었는데
한 명의 여자 손님이 들어왔다.
저녘에는 날씨가 쌀쌀할 때였는데
옷 차림이 꽤 짧았다.
작은 키와 날씬한 체격의 그녀의 얼굴은
누가봐도 동남아쪽 여자임을 알 수 있었다
그녀에게 별 관심없이 나는 다시 핸드폰을
보면서 맥주를 홀짝 거렸고
시나몬생맥주 2잔을 마셨을 때쯤
그 동남아 여자는 나의 테이블에 다가왔다.
그녀는 나에게 누구를 기다리는 건지
아니면 혼자온건지 물어봤고
나는 혼자왔다고했다
그녀는 자신도 혼자왔는데 지금부터
주문하는 것은 자신이 지불할테니
같이 마시자고 제안했다.
나는 한 잔만 더 마시고
갈 생각이였다고 했는데
그녀는 그 한 잔을 자기와 마시자고했다.
혼술을 하다가 누군가와 대화를 해서였는지
아니면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해서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한국말은 못했지만 나와 비슷한
수준의 콩글리쉬가 가능한것 같았다.
한잔만 더 마시면서 적당히 수다를 떨다 갈
생각으로 나는 승낙했고 내 테이블 요금을
계산하고 그녀의 테이블로 갔다.
J의 부모님은 두 분다 돌아가셨고
물려 받은 땅에서 J는 농사를 한다고 했다.
그녀의 태국이름은 까먹었다
왜냐하면 이름이 어려웠었고 나는 그녀에게
흔한 미국식이름인 줄리라고 불렀다.
J : 고마워
나 : 뭐가?
J : 그냥 나랑 같이 마셔줘서
나 : 유 알 웰 컴
J : 너는 이름이 뭐야?
나 : 그냥 킴이라고 불러
J : 나는 ○○○○○이야
나 : ?????????? ( 외계어인가?)
오케이 줄리
J : 줄리?
나 : 니 태국이름 어려워
J : 근데 왜 줄리야?
나 : 그냥 생각나는 이름이 이거 뿐이야
J : 근데 너는 왜 혼자왔어?
나:일 끝나고 집가기 전에 혼자 자주 마셔
너는 왜 혼자왔는데?
J : 나는 여행왔어
J는 한국에 3번째 여행을 오는 거였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안 가본 일반 도시들 중에 아무데나 골라서
왔다고 한다.
나 : 근데 너 몇살이야?
J : 31살 너는?
나 : 몇 살 처럼 보여?
J : 23~25?
나 : 너 연하 좋아하냐?ㅎㅎ
J : 아...ㅎㅎ 그래서 몇 살 인데?
나 : 오늘부터 23살이야
나는 따로 관리를 하는건 아니였는데
이 당시까지도 피부만큼은 좋았고
둥근 얼굴형이라 나를 내 나이보다 어리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 나이보다 어리게
예상하면 장난으로 그 나이인척 했었다.
( 아.... 세월이여 )
J는 31살이랬지만 한국나이로는 32살이다
이 당시에는 한국 누나들과 의도치않게 썸을
몇 번 탔었기도 했었고 J와 나이차이가
많이 났던것도 아니라 초면이지만 익숙했다.
J와 소소한 대화들을 나누며 1잔을 다 마신
나는 집에갈 준비를 했고 J도 숙소로 가려는듯
계산을 하러 갔다.
초면이고 앞으로 볼 일이 없겠지만 인사는
하고가려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기다렸다
J는 밖으로 나와서 내가 담배를 피우는걸
보고 전자담배를 꺼내들며 다가왔다.
잘 피우진 않지만 S와 M도 전자담배를 자주
들고다녔고 전자담배가 유행이라고 했었다.
나 : J 잘 마셨어 고맙다
J : 겨우 1잔 샀을 뿐이다
나 : 한 잔이라도 고맙다ㅋ
J : 너는 이제 집으로 갈거야?
나 : 그래야겠지? 너는?
J : 나는 뭔가 좀 아쉽다
나도 막상 집에가려고 나왔지만
취기가 살짝 올랐고 집에가기 아쉬웠다
나 : 그럼 이 번엔 내가 한 잔 살게
조금 더 마실래?
J : 오~ 나야 좋지 어디로 갈거야?
나는 잔잔한 노래가 나오는 조용한 곳에서
마시고 싶었는데 J는 여행을 온거라
그런지 북적북적한 곳을 가고싶어했다
안 그래도 외국인과 대화해야하는데
너무 빵빵한 사운드나 클럽노래가 나오는
곳은 피해야 할 것 같아서 한신으로 갔다
J : 오~ 여기 나 틱톡에서 봤었어
나 : 그래? 여기 괜찮겠어?
J : 나는 마음에 든다
틱톡에서 외국인들이 올린 영상을 봤던 J는
생각지도 못하게 그곳을 자신이 방문한
줄 알고 신기해하면서 신나했다.
아마 한신이 이곳 하나 뿐인줄 알았나보다.
나는 닭발을 안 좋아해서 한신을 가도
서비스로 나오는 콩나물국에 술을
마시는데 이날은 옛날통닭을 시켰다
J는 태국에도 비슷한 메뉴가 있다며
맛있게 먹긴 했지만 우리는 안주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술만 마셨다.
우리는 과거의 연애사라든지 앞으로의
계획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고
자정이 조금 넘어서 나왔다.
글이 또 길어졌네요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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