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9. 05:00 Thai/한국에서의 태국경험
15편) 태국 여자친구와 산책하기
P는 내가 사귀었던 3명의 태국인 여자친구 중
두번째 여자친구이다.
그리고 한국인 외국인을 모두 통틀어서
내가 가장 오랜기간 사귀었던 여자이다.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이나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나의 인생에 큰 악영향을 주기도 했다.
약 1년 6개월 정도를 만나면서 수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았던 기억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기억도 많다.
마지막도 안 좋게 끝났기에 P와의 일들은
포스팅을 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는데
태국인을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정보나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어서 포스팅하기로했다.
P와 찍은 사진들은 대부분 잃어버렸지만
메신저 등을 통해 복구된 사진이 어느정도 있다.
수 많은 에피소드를 모두 공개할 수는 없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서
사진을 보며 생각나는 일부만 포스팅 할 예정이다
마사지샵에서 집으로 돌아온지 얼마 안됬을때
P에게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가게 정리가 끝났고 토요일이라 아직 손님이
없어서 만날 수 있냐는 연락이였다.
전날 무언가에 홀린듯 P의 사귀자는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자고 일어나서 집에 왔을 땐
전 여자친구인 T를 제외한 다른 여자들을
만날 때 처럼 별 감정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 고민을 하다가 알겠다고하고
P의 가게가 있는 건물로 향했다.
P는 건물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P와의 연애 초기에 P는 한국인처럼
시간 약속을 잘 지키거나 미리 나왔다. )
P : 오빠 안녕하세요
나 : 안녕? 시간 얼마나 있어?
P : 2시간이요
나 : 뭐 하고 싶은데?
P : 그냥 오빠랑 걷고 싶어요
그렇게 P와 무작정 걷다 보니 동네 외곽의
조용한 곳까지 와버렸다.
그 쪽은 개발이 덜 된 옛날 주거지역인데
곳곳에 화단이나 꽃들, 풀밭이 있었고
P는 그런 풍경들을 마음에 들어했다.
P는 꽃들의 사진을 찍기도 했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내 기억으로는 꽃향기 같은건 없었던거 같다
P는 태국의 바닷가가 고향인데 산과 꽃,
나무 등의 풍경을 더 좋아한다고했다.
우리는 외곽도로를 건너서 논과 밭이
펼쳐진 외곽으로 갔다.
( 그쪽에서 차로 5분 정도 더 가면
P가 일하는 공장과 숙소가 있다. )
가끔 그곳에서 산책이나 조깅을 한다는
P의 말에 나는 펼쳐진 논을 바라봤고
군대에서 다른 부대훈련에 파견 갔을 때
매일 아침 닭과 소의 응가 향기를 맡으며
3km 구보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 매일 아침 화생방과 맞먹는 고통이였다.)
이 날은 햇빛이 강렬했고 P의 사장님에게
언제 연락이 올지 몰라서
우리는 P의 가게 건물로 돌아왔다.
우리는 건물내에 P가 자주 간다는 카페에
들어왔고 P는 익숙한 듯이 주문을 했다.
나는 아아를 마셨고 P는 그때 그때 컨디션에
따라 다른 음료를 시키기 때문에 이 때 뭘
마셨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뉴욕치즈케잌을 항상 같이 먹었다.
주문이 끝나고 나는 카드를 꺼내려는데
핸드폰 케이스에서 P가 먼저 카드를 꺼냈고
계산을 했다.
나는 T와의 경험이 생각나서 P에게 물었다
나 : P 이게 태국스타일이야?
P : 어떤거요?
나 : 여자가 결제하는거
P : 아니요~ P스타일이에요
나 : 그래...?
P는 자신의 스타일이라고했다.
실제로 P는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었고
여러명이 있어도 무언가 결제를 해야되는
상황에서는 항상 나서서 계산을 했다.
물론 P의 친구들은 돈을 걷어서 줄 때도
많이 있었지만 그런것과 상관없이
P는 계산을 나서서 하는 편이였다.
우리가 주문이 끝나고 자리에 앉자 마자
P의 사장님에게 연락이 왔고
P는 사장님에게 커피 마실거냐고 물었다.
P는 혼자 커피를 마시러와도 돌아갈 때
사장님이나 다른 관리사들에게 커피를
사다준다고 말했다.
사장님과 전화를 끊은 P는 예약이 들어와서
20분 안에 돌아가야 된다며 툴툴댔다
우리는 다시 카운터로 가서 커피 몇 잔과
녹차스무디를 추가로 주문했고
처음에 시켰던 것도 포장해달라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앉아서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
오늘 저녘을 같이 먹자는 약속을 했다.
진동벨이 울려서 우리는 커피를 받아들고
밖으로 나왔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헤어졌다
저녘을 먹기에 좀 이른 시간에 P에게
연락이 왔고 우리는 다시 만났다.
나는 딱히 메뉴를 생각해 둔게 없었고
낮에 커피숍에 갔을 때 처럼 중간에 예약이
잡히면 안될거 같아서 빠르게 나오고
빠르게 먹을 만한 메뉴를 막 던져댔다.
나 : P 뭐 먹으러 갈까?
P : 아무거나 좋아요
나 : 정말?
P : 네 진짜요
나 : 라면 먹을래?
P : 라면... 싫어요 가게에 많아요
나 : 김밥 먹을래?
P : 김밥 싫어요
나 : 그럼 니가 골라봐
P : 잘 모르겠어요
나 : 돈가스 먹을래?
P : 돈가스... 먹어요
그렇게 우리는 돈가스집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에는 각 메뉴마다 사진도 있었다.
P는 사진들을 둘러보더니 생선까스와 비빔밥을
시켰고 나는 돈가스와 소바를 시켰다.
메뉴가 나오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호구조사 비슷한 대화를 했었다.
P의 부모님은 어릴 때 이혼했고
두 분다 지금은 재혼한 상태였으며
언니가 한명 남동생이 한명 있다고했다
아이가 있냐는 질문에 그녀는 없다고했다.
( 하지만 이건 거짓말이였다. )
아버지와 떨어져서 엄마, 남동생, 언니와
함께 살다가 P는 어릴 때부터 일을 했다고
말하며 카페에서 일했던 사진들을 보여줬다.
갤러리에는 많은 앨범들이 있었는데 그녀는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첩을 잘못 눌렀고
재빨리 다른 사진첩으로 다시 눌렀다.
그녀는 당황했는지 카페에서 일하는 사진들을
보여주며 일했던 경험들을 열심히 설명했다.
사실 이 때만 해도 그녀가 거짓말을 한거라
생각했지만 P를 엄청 사랑하고 그럴 때는
아니여서 모르는척 그냥 넘어갔다.
이 식당은 배달이 주로 나가는 곳이라
가게는 넓지 않고 테이블도 2개이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고
손님은 우리 밖에 없어서 우리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P도 태국여자답게 음식들을 많이 남겼다.
나는 P에게 한국은 예전에 먹을게 많이 없던
시절이 있어서 음식 남기는걸 안좋아 한다고
설명하며 P의 남은 음식도 다 먹어버렸다.
나는 마른편이지만 군대에서의 훈련병 시절부터
이 때까지도 엄청난 식사량을 유지했다.
내가 진짜로 남은 음식을 다 먹어치우는 걸 본
P는 놀라기도하고 한국에서는 정말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나는 이 날 부터 P와 같이 식사를 할 때마다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고 주입식교육을 했다.
짧은 시간이 흐른 뒤 부터 P는 먹을만큼만
주문을 하거나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상당히 애를 쓰게된다.
식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P의 사장님에게
연락이 왔고 나는 P를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Thai > 한국에서의 태국경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편) 해안가 출신의 태국여자친구와 낙지탕을 먹다. (0) | 2022.06.09 |
---|---|
16편) 태국여자친구와 태국음식점에 가보다 (0) | 2022.06.09 |
14편) 야돔을 선물해준 새로운 태국여자친구 (0) | 2022.06.08 |
13편) 태국친구들 한국친구들과 함께한 술자리 (2) | 2022.06.08 |
번외편) 보수적인 태국문화 밖에선 스킨쉽도 안돼? 개방적인 태국젊은층? (4) | 2022.06.08 |